바이오에너지로 탄소배출 줄이는 호주
2022-02-24 호주 멜버른무역관 강지선
- 호주 정부 첫 바이오에너지 로드맵 발표, 투자 및 활용 증가 전망
- 산업∙운송 분야 저탄소 실현, 폐기물 문제 해결, 지방 경제 발전에 도움 기대
호주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중 하나로 바이오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바이오매스(biomass)를 열, 전기, 바이오가스, 액체 연료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재생에너지의 한 형태이다. 동물, 식물, 미생물 등을 포함한 생물 유기체를 의미하며 농업(사탕수수, 오일), 가정용 및 산업용 쓰레기, 폐수, 폐목재, 축산업에서 나오는 잔여물도 바이오매스에 속한다.
연방정부 산하의 호주재생에너지청 Australian Renewable Energy Agency(ARENA)에서는 2019년 미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3대 우선 투자 분야 중 하나로 바이오에너지 등을 활용한 산업계 탄소배출 감축을 선정한 바 있다.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역할 규명과 함께 경제적 기회를 계량화하기 위해 2021년 11월 처음으로 바이오에너지 로드맵(Australia’s Bioenergy Roadmap)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호주 바이오에너지 분야는 향후 10년 안에 GDP 및 경제 성장에 연간 1,000억 호주 달러를 기여하고 2만6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정과 산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변환해 연료를 확보할 수 있어 폐기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제조업, 농업 분야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방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바이오연료(biofuel)의 경우 가솔린, 디젤, 항공 연료와 같은 액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글로벌 바이오연료 소비가 연평균 5%씩 상승했으며 각 국가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주춤했으나 향후 5년간 글로벌 바이오연료의 수요가 28%까지 상승해 2026년에는 1,860억 리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바이오에너지 시장동향
2020년 기준 바이오에너지를 이용한 호주의 전력 생산량은 3,164GWh로 퀸즐랜드(QLD), 뉴사우스웨일즈(NSW), 빅토리아(VIC)주에 위치한 발전소에서 총 바이오에너지 발전량의 91%를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호주 전체 전력생산의 1.4%,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5%를 차지한다.
호주 부총리 Barnaby Joyce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바이오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항공∙해운 부문의 지속가능한 바이오연료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ARENA 대표는 바이오연료가 탄소 배출 감소에 잠재력이 높으나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주목받지 못해 왔음을 지적, 이번 로드맵을 통해 수소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에너지와 바이오연료도 더욱 많이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ARENA에서는 현재까지 1억1800만 호주 달러를 바이오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해 왔으며 로드맵 실행 지원을 위해 3,350만 호주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ARENA는 바이오에너지 관련 38개 프로젝트에 총 1억3100만 호주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전체 프로젝트의 가치는 14억 호주 달러에 이른다.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난 2월 1일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글로벌 농업용 케미컬 기업 Nufarm사는 BP에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필요한 원료인 카리나타유(carinata oil)를 10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카리나타는 비식품 작물로 저탄소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용된다. 간작(cover crop)용으로 재배할 경우 농가에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토양 개선이 가능한 작물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BP 사는 현재 바이오매스 기반의 재생 디젤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바이오에너지 포트폴리오를 2019년 수준의 2배 이상 증가시키는 목표를 세웠다.
호주 최초의 바이오에너지 로드맵
호주 정부는 로드맵에서 탈탄소 가속화와 더불어 지방 경제 성장, 에너지 탄력성 확대, 폐기물 관리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해 상업화, 탄소배출 감소 및 기후변화, 커뮤니티, 콜라보레이션, 공동투자 등 5가지 가이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 연구소, 정부기관 등과 함께 바이오에너지 성장 기회가 높은 주요 4개 분야를 선정했다.
<성장 기회가 높은 주요 바이오에너지 분야>
구분 |
내용 |
1. 탄소배출 저감이 어려운(hard-to-abate) 분야의 시장 기회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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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산업 내 재생 열에너지 발전, 항공∙해운용 연료(바이오연료), 재생 가스(바이오메탄) 등 탄소배출 감축이 제한적인 분야를 우선적으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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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탄소 대체 적용이 가능한 시장 기회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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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교통(바이오연료), 전력(바이오전력)과 같이 저탄소 배출 대체안이 필요한 시장에 기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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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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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너지 자원의 잠재력 분석 및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 마련. 산업 내 이해와 활용도 재고를 위한 업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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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코시스템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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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가이드라인 및 표준 개발, 프로젝트 지원, 바이오경제 평가 등 바이오에너지 분야 성장 확대를 위한 생태계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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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RENA]
현재와 같은 수준의 정부 및 업계 지원이 유지될 시 2050년까지 호주 내 산업용 열에너지 발전, 항공 연료, 가스 공급, 전력, 도로 차량 분야에서 바이오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호주는 바이오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연간 2,600PJ(페타줄) 이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호주의 에너지 공급량의 40%, 바이오에너지 생산량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농업(41%),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37%), 임업(22%)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에너지 자원에 대한 이해와 연구, 혁신 기술 적용을 통해 이론을 현실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농업, 입업 자원과 비교해 생산 비용이 낮은 유기성 폐기물 및 잔여물(organic waste & residues)이 바이오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잠재력이 높은 자원으로 평가된다.
호주 바이오에너지 로드맵 관련 자원 분석 전문가로 참여한 S&P Global Platts사의 매니저 Alan Antonov는 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산업 전반적으로 기후변화, 재생에너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에너지 자원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바이오에너지 프로젝트 사례
1) Kwinana Waste-to-Energy 프로젝트
Avertas Energy 사는 서호주 퀴나나(Kwinana) 지역에 WtE(Waste to Energy) 시설을 설립하는 6억9600만 호주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가정 및 산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40만 톤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이다. 전 세계에 2000개 이상의 WtE 시설이 있으며 호주에는 처음으로 해당 기술이 적용되었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최대 36MW를 생산할 수 있으며 매년 5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퍼스 시내 도로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8만5000대의 차량을 없애는 것과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재활용이 불가능해 매립되던 쓰레기를 WtE 시설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 현지 업계에서도 기대가 크다.
2) MSM Milling Biomass Fuel Switch프로젝트
MSM Milling 사는 현지 농장으로부터 카놀라씨를 공급받아 카놀라유를 생산하는 가공업체이다. ARENA로부터 200만 호주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538만 호주 달러 규모의 바이오매스 연료 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9년에 완공됐다. 기존의 LPG 보일러를 5MW 바이오매스 보일러로 교체했으며 주변 지역 임업에서 폐목재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8만 톤 이상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결과가 기대되며 이는 매년 1500대의 가솔린 차량을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MSM Milling은 바이오에너지로 전환한 호주 최초의 식품 제조사로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에너지 비용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3) Malabar Biomethane 프로젝트
가스 네트워크를 소유한 에너지기업 Jemena는 시드니 말라바 지역의 Sydney Water 폐수의 혐기성 처리(Anaerobic Digestion) 시설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바이오메탄으로 업그레이드해 가스망에 주입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ARENA로부터 500만 호주 달러의 펀딩을 받았으며 총 프로젝트 규모는 1196만 호주 달러이다. 바이오가스는 주로 매립지, 폐수처리장과 같은 시설에서 생산되며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호주 최초로 탄소 제로 가스 공급이 가능하며 향후 5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호주 천연가스 네트워크와 폐수 시장에도 바이오메탄 기술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사점 및 전망
호주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이다. 정부를 중심으로 바이오에너지가 호주의 미래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저탄소 경제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호주의 경우 태양광, 풍력, 수력에 비해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이번 로드맵 수립 및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업 내 저탄소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되면서 바이오에너지 부문에서 민간과 공공 분야의 합작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 국내기업에서도 호주에서 지속 발전하는 바이오에너지와 바이오연료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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