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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닫기최초의 에너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을 이룬 역사와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직면한 위기 및 해결방안을 알아봅시다.
인류는 불이 가진 열에너지를 통해 요리를 하게 되면서 비로소 다른 영장류들을 앞서는 지능을 갖게 됐다.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이족(彝族)은 불을 숭상하는 민족이다.
이들은 매년 음력 2월 3일이 되면 불을 발견한 조상을 기리며 제화절 (祭火節) 행사를 진행한다. 이는 그들의 창세신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우연히 불에 구워진 고기를 먹은 원숭이가 화식(火食)을 통해 점차 인간의 형상을 갖춰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제 인류는 불로 요리를 하게 되면서 비로소 다른 동물보다 월등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진화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리처드 랭엄(Richard Wrangham)에 따르면, 화식은 인간의 진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기관이 인간의 구강구조다. 작고 왜소한 인간의 이와 턱 그리고 입은 날고기를 뜯어먹기엔 매우 부적합한 모습이지만, 익힌 고기를 먹을 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 음식을 익혀 먹어 인류가 얻은 이익은 무엇일까? 익힌 음식은 조직이 부드러워 지고, 섭취와 소화가 그만큼 수월해 진다.
예를 들어 열에너지를 받은 생고기는 콜라겐 구조체가 젤라틴처럼 변해 흡수가 쉬워진다. 익힌 당근(60%)과 생 당근(10%)의 베타카로틴 흡수율은 무려 6배나 차이가 난다.
결국 인류는 화식을 통해 소화에 들어가는 노력, 즉 ‘에너지를 음식으로부터 얻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크게 아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인류의 소화기관은 다른 영장류의 60% 수준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큰 뇌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약 1.3kg에 불과한 뇌는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는 지능을 선사했지만, 이를 위해 몸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해야만 한다. 말하자면 굉장히 성능이 좋지만 에너지도 그만큼 소모하는 슈퍼컴퓨터에 해당되는 셈이다.
금속가공을 위해서는 대량의 열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중국 한나라에서는 수차와 풀무를 연결하는 방법을 개발해 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기술을 발명하고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며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어 낸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은 ‘호모 파베르(Homo Faber)’란 단어를 통해 인류 문명의 본질이 ‘도구’에 있다고 주장했다. 날카로운 발톱도, 번개 같은 스피드도, 압도적인 힘도 없는 인류는 도구를 통해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지으며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스마트폰, 컴퓨터, 안경, 에어컨 등 갖가지 도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한다.
수많은 도구 중 인류문명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이 바로 금속이다. 불이 가진 열에너지를 통해 청동, 철 등의 금속을 가공할 수 있게 되면서 인류는 본격적인 문명의 길로 나아간다.
역사 시대를 구분하면서 청동기나 철기라는 명칭을 쓰는 것도 금속이 인류 문명의 성격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금속을 가공하기 전까지 인류는 주로 물리적인 변화를 이용해 도구를 만들었다. 인류는 돌을 충돌시켜 떼어져 나온 뗀석기, 돌을 갈아 만든 간석기를 사냥과 전쟁, 장식물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했다. 간혹 동물의 뼈나 뿔같이 단단한 물질도 도구의 재료가 됐다.
반면 청동이나 철 같은 금속은 불을 통한 열에너지로 만든다. 청동의 주재료인 구리의 녹는점은 약 1,085°C, 철의 녹는점은 무려 1,538 °C에 이른다. 때문에 초창기의 철기는 완전히 녹은 액체 형태의 철이 아닌, 고체 상태의 해면철을 망치 등으로 힘들게 가공해야만 했다. 이마저도 900°C가 넘는 고온의 열에너지를 확보해야만 했다. 즉, 석기시대를 벗어났다는 것은 인류가 열에너지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제어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다양한 에너지를 활용해 열에너지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유명한 사례가 중국 한나라에서 사용했던 수력 풀무다. 물이 흐르는 힘으로 수차를 돌리고, 이 운동에너지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불길을 키우는 기구다. 이전에는 풀무질에 사람이나 가축의 힘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고대메소포타미아의 지배자였던 히타이트는 수도 하타샤에 불어오는 바람을 활용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용광로를 설치해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던 것이다. 덕분에 남들보다 철을 빨리 활용할 수 있었던 히타이트는 철의 제국이라 불리며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렇듯 인류는 다양한 방법으로 철을 다루게 되었고, 곧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철로 만든 농기구는 석기보다 튼튼하면서도 만드는 시간도 짧아 농업 생산량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늘어난 잉여 생산을 바탕으로 인구가 늘고, 전문직(군인, 종교인, 학자 등)이 생겨나며, 궁극적으로 중앙집권제와 신분제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철로 무장한 사람들은 전쟁을 통해 수많은 역사의 흥망성쇠를 만들어 나갔다. 오늘날에는 금속 제조를 위해 코크스, 전기, 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만든 금속은 군사, 건축, 교통, 기계장치 등 수많은 산업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 열에너지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시작된 금속과 인류의 공존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인류는 기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양한 난방 방식을 발달시켰다. 겨울이 건조하고 공동주택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벽난로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난방 시스템이다. 무릇 생물은 온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함으로써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덥거나 추운 곳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대신 36.5℃라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몸은 수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파충류 등은 그만큼 효율적이지만, 활동에 커다한 제약이 따른다.
당연히 주위 기온이 낮을수록 인간은 보다 많은 에너지를 체온 유지에 쏟아야만 한다. 동상, 저체온증 등 추위로 인한 증상은 건강에도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열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데, 뇌경색,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자가 겨울에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인류는 난방을 통해 거주지를 따뜻하게 함으로써 체온유지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고,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인류가 보다 추운 지방까지 활동 범위를 늘리게 된 것도 난방의 힘이다. 먼 옛날 불씨를 발견해 동굴이나 움막 속에서 불을 지피게 되면서부터 인류는 최소한 거주지에서만큼은 추위에 떨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실상 주거 문화 자체가 난방과 함께 시작한 셈이다.
이를 위해 인류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연료를 활용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에서부터 이탄, 갈탄 등 다양한 연료들이 주거지에 열에너지를 전하고 사그라 들었다. 이런 것들을 구하기 어려운 척박한 곳에서는 가축의 배설물까지 알뜰하게 난방 연료로 사용했다. 각 문화권은 자신들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난방 방식을 개발해 활용했고, 이는 건축 등 다양한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온돌을 사용해 춥고 건조한 겨울을 버틸 수 있었지만, 그 무게로 인해 대부분의 목조건축물은 2층 이상 올리지 못했다. 반면 비가 많이 오고 일조시간이 짧아 집안이 습한 영국은 벽난로를 통해 건조함을 유지하려 했다.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난방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일본에서는 탁자와 이불을 결합한 코타츠를 활용했다.
그러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혹은 나무를 활용하던 난방은 그 한계를 갖고 있다. 이들 자원을 구하기 위해 삼림이 파괴되는 동시에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면서 많은 문제점이 생긴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많은 나라들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현재는 보일러, 라디에이터, 난방 공조시설 등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난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의 난방 효율을 높이는 한편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열, 지열 에너지, 태양 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충당해 자원고갈과 환경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