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정책소통센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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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닫기최초의 에너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을 이룬 역사와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직면한 위기 및 해결방안을 알아봅시다.
1973년 일어난 오일쇼크는 석유의 자원무기화가 얼마나 세계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이렇게 각국은 다사다난한 20세기를 거치며 각국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해 나가고 있다.
2022년 10월 기준 전 세계 인구는 약 80억에 이른다. 이 많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일상을 보내는데 모두 일정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류에게 유용한 에너지원이었던 화석연료는 탄소배출이라는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 때문에 20세기 들어 인류는 보다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며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제 세계는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수력,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이중 화석연료가 모두 합쳐 62% 가량 차지하고 있으며 수력(15.0%),재생(12.8%),원자력(9.8%) 에너지가 뒤를 잇고 있다.(2021년 기준,BP) 이런 에너지 믹스(다양한 에너지원을 섞는 것)는 다사다난했던 20세기 역사의 산물이기도 하다. 석유 원산지인 중동은 각종 종교분쟁과 각국의 이권이 얽혀 세계의 화약고가 됐으며, 산유국들은 석유 생산을 조절하며 석유를 자원무기화 했다.
이로 인한 2차례 오일쇼크(1973년, 1979년)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많은 나라들은 탈석유화 대책을 강구하기에 이른다.
한편 제2차세계대전으로 촉발된 핵무기 개발은 당시 전 세계를 핵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후 핵전쟁을 막기 위해 각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약속했고, 무기를 연구하던 원자력 시설과 기술은 그대로 사람들의 삶에 유용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도구가 된다. 이처럼 원자력은 탄소배출이 없고 가격 경쟁력이 좋아 화석연료를 대체해 왔다.
이렇게 전 세계는 여러 정치·경제·사회 이슈와 자국 상황에 따라 에너지 믹스를 조절하며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이 중요해진 2010년 이후로는 화석연료 비중이 줄어들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은 전 세계 자원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이와 함께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상황이 겹치면서 본격적인 자원 및 에너지 무기화가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제 에너지 자립은 모든 나라의 제1 과제가 됐다.
인류문명을 견인하는 핵심 에너지원이자, 현재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화석연료 시장이 바뀌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셰일가스, 타이트오일 등 새로운 석유자원이 채굴되기 시작하면서다.
이들의 등장은 기존 석유시장을 뒤흔들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석유는 그 자체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이자, 각종 수송수단과 화학공정에도 두루 쓰이는 만능 자원이다. 그러나 석유는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된다는 점 때문에 수많은 분쟁을 낳는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다.
이러한 불균형은 중동 지역의 수많은 분쟁과 함께 2차례 오일쇼크를 불러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이 됐다.
일부 산유국들은 석유 자체를 자원무기화하며 국제 정세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러나 셰일가스, 타이트오일 등 새로운 석유자원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는 모래와 진흙이 굳어져 이뤄진 퇴적암지층에 매장된 천연가스와 석유를 말한다.
얄궂게도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은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 중국 등 자원대국에 주로 위치해 있어 국제 정세를 크게 뒤흔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장 큰 의의는 주요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 중국 등의 산유국 의존도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천연가스 및 석유 수출국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고 팬데믹 이후 자국우선주의가 심화되면서, 현재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트렌드는 ‘블록화’와 ‘자원무기화’가 됐다.
문제는 이러한 블록간 대립 상황에서 식량, 자원 등이 점차 무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역시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압박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금융제재 및 수출통제가 가해지자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무기화하여 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정세는 에너지원 다양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가 21세기 모든 나라의 지상 과제임을 시사한다.
특히 특정국가의 공급망이나 국제정세에 따라 급변하는 화석연료를 줄이고, 원자력·신재생에너지와 같이 스스로 확보 가능한 에너지원 비중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빈국인 우리에게 에너지 자립은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오늘날 에너지가 없는 도시는 암흑과도 같다. 앞으로의 에너지 안보는 공급망 확보, 에너지 다양화는 기본이고, 신뢰도와 복원력까지 갖춰야 한다. 국제정세 불안, 기후변화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대응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새로운 화석연료가 등장하고 각국의 자원무기화가 공고해지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에너지 다변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은 각국의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이며, 기업의 성장전략, 국제관계 등 수많은 요소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런 에너지 안보에서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있다. 기후변화 등 여러 변수로 더욱 중요해진 ‘신뢰도(reliablity)’다.
어떤 비상상황과 변수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계통을 유지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다.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에너지원 확보는 물론, 각 전력계통설비 인프라 역시 갖춰야 한다.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 예비 전력 및 에너지원을 미리 비축하고, 위기대응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특히 최근 재생에너지 활용이 늘어나며 전력계통 신뢰도는 더욱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일조량(태양광), 풍속(풍력) 등 다양한 외부조건 자체가 출력변동으로 이어지기에, 이를 감안해 에너지 수급 계획을 설정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잉여에너지를 비축하고, 수소를 에너지캐리어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복원력(resiliece)’ 역시 주목받고 있다. 각종 자연재해, 해킹, 기후변화, 물리적 공격 등 국가 에너지 공급에 지장을 주는 장·단기 위협을 예측해 대비하는 한편, 에너지 공급망에 타격이 생기더라도 이를 최대한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다.
각종 분산전원을 통해 지역 전력생산을 활성화하고, 스마트그리드로 지역 전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 등이 여기 포함된다. 전기차 배터리를 일종의 이동형 ESS로 활용해 급한 전력수요가 필요한 곳에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도 있다.
2022년 5월 인도를 강타한 대규모 정전 사태는 신뢰도와 복원력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폭염, 이로 인한 전력소모 증가, 석탄 공급 난항 등의 여러 요인이 합쳐져 28개 주 중 무려 16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하루 최대 10시간 가량 전기 없이 생활이 이어졌다. 2019년 8월 영국이 겪은 대정전 역시 복원력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낙뢰로 전력 공급망이 잠시 중단되자, 런전 지하철이 멈추고 신호등이 먹통이 돼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최소 100만 명이 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실제 정전 시간은 15분에서 50분 사이에 불과했으나, 복원력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다. 향후 에너지 안보는 에너지원 다양화, 공급망 확보와 같은 전통적인 덕목과 함께 복원력과 신뢰도까지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