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에너지를 생산한다?! ‘투명 태양 전지’ - 앞으로는 ‘기후기술’이다! ② -
맹미선 칼럼니스트
국가 R&D 기금으로 개발된 기후 기술 중 주목할 만한 사례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쓰임새를 개선한 투명 태양 전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인천대학교 차세대 에너지 융합연구소 김준동 교수 연구팀은 유리처럼 얇고 투명한 태양 전지를 만들었습니다. 빛 흡수율이 높은 황화계 물질로 만든 이 태양 전지는 파장이 긴 자외선을 흡수해 전기를 만드는 동시에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은 투과합니다.
황화계 물질을 활용해 투과도를 높인 투명 태양 전지(왼쪽)과 투과도에 따라 태양 전지의 에너지 전환 효율이 조절되는 모습(오른쪽).
© YTN사이언스
흔히 ‘태양광 패널’ 하면 커다란 판에 짙은 푸른색의 사각형 전지가 촘촘히 이어 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투과율 80% 이상인 투명 태양 전지는 빌딩 창문, 자동차 유리, 모니터, 핸드폰 디스플레이에 필름처럼 붙여 쓰는 형식으로 일상 생활을 하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전기를 소량씩 얻을 수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투과율을 바꾸어 전지의 색과 에너지 효율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더 짙은 색의 투명 전지는 자외선보다 파장이 짧은 빛까지 흡수해 더 많은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합니다.
빌딩이 밀집된 도심에서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 만큼, 빌딩 창문과 외벽에 이 투명 태양 전지를 붙이면 부족한 에너지를 자체 공급하는 분산 에너지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양이 천편일률인 실리콘 패널과 달리 투명 전지의 투과율을 조절해 여러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연구 과제 대표자인 김준동 교수는 2020년 국가 R&D 에너지‧환경 분야 최우수 기술로 꼽힌 이 기술을 토대로 ‘솔라라이트’라는 스타트업을 창업, 대기업과 협업을 꾀하고 있습니다. 솔라라이트는 2020년 7월 설립된 기업으로, 다양한 기능을 지닌 투명 필름이 핵심 경쟁력입니다. 각종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다기능 필름’과 함께 투명 태양전지를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하려 협력 대상을 찾고 있습니다. 아직 대량생산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향후 성장이 기대됩니다. 대학 내에서 연구한 친환경 기술이 산업 영역으로 확산된 모범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투명 태양전지를 개발한 김준동 교수. 현재 스타트업을 차리고 태양광 필름을 대량생산할 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 인천대학교
2020년 국가 R&D 사업에서 태양광 연구 개발비는 태양광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기술 외에 박막 태양 전지, 결정질 실리콘 태양 전지, 다중 태양 전지 분야의 기초 기술을 쌓는 데 투입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황화계 물질 투명 태양 전지 외에 우리나라 대학의 여러 연구진이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태양 전지 개발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리콘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고분자 물질을 채워 유연성을 키운 컬러 투명 태양 전지, 실리콘보다 저렴한 독특한 구조의 소재로 최고 효율을 나날이 갱신 중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PSC) 등이 그것입니다. 다만 학계에서 개발된 기술이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시장에 맞춤한 투자와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대학에서 스타트업으로의 확장도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기술 개발 단계부터 시장성을 꾀하는 기후 기술 생태계가 폭넓게 구축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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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YTN사이언스 유튜브 채널, “그린 뉴딜, 빛과 바다로 헤엄치다”, 2020년 8월 28일, https://youtu.be/d-_mW2ioSpk
경향신문, ““알록달록하고 부드럽게”...검고 딱딱한 태양 전지 ‘안녕’“, 2021년 11월 30일, https://www.khan.co.kr/science/science-general/article/20211130120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