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으로 달려가는 미래 모빌리티 ③ 누구나 땅에서 발을 뗄 수 있는 시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차들 탄소중립으로 달려가는 미래 모빌리티 ① ☞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666260043 선박·항공도 전기로?! 탄소중립으로 달려가는 미래 모빌리티 ② ☞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666262516 |
오늘날의 항공 분야는 혁신에 혁신을 거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혁신이냐고요? 대표적으로 20세기 말에 탄생한 UAS(Unmanned Aerial System) 또는 UAV(Unmanned Aerial Vehicle)라고 불리는 ‘무인 항공 시스템’을 들 수 있을 겁니다.
무인 항공 시스템은 전기동력 항공기에 대한 길을 열어줬습니다. 자동차와 다르게 비행기는 전기 동력만으로는 하늘을 날기에 힘이 부족합니다. 배터리는 또 어떻고요. 현재 기술로 대형 항공기를 공중으로 띄우기에 역부족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살짝 눈을 돌려 소형 UAS나 드론 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현재 배터리 기술이나 전기 동력만으로도 충분히 하늘로 날아올라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항공업계는 대형 항공기가 아닌 UAS와 드론 개발 기술을 발전시킨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습니다. UAM은 기존 전기 동력 항공기와 달리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UAM의 시작은 4~5명을 태우고 운영할 수 있는 에어 택시 개념이 가장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개발된 볼로시티(위)와 중국의 216F(아래). 전형적인 드론 형태로 여러 개의 로터를 이용해서 비행합니다. 이착륙에 필요한 공간이 작고 방향조정이나 정지비행(호버링)도 자유롭지만 다소 느린 편입니다. © Volocopter, Ehang
대표적인 UAM 기체로는 중국 Ehang에서 만든 Ehang 216F, 독일 Volocopter사에서 만든 Volocity 같은 날개가 없는 멀티콥터(기체에 로터를 2개 이상 부착해 이착륙, 추진 그리고 회전하는 항공기) 타입이 있으며 미국 Joby Aviation에서 만든 S4, 영국 Vertical Aerospace가 제작한 VA-X4와 같은 틸트로터(로터 블레이드의 방향을 바뀌 이착륙과 비행을 하는 항공기) 타입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멀티콥터 타입보다는 틸트로터 타입이 비행 거리도 길고 속도, 탑승인원 등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의 S4(위)와 영국의 VA-X4(아래), 로터가 붙어있는 날개의 기울기를 바꿀 수 있어 회전익기와 고정익기의 장점을 결합했습니다. 일반적인 드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 수 있지요. © Joby Aviation, Vertical Aerospace
세계 흐름이 UAM으로 흘러가니 각국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는 2020년에 첫 UAM 운항콘셉트(ConOps)를 발표했습니다. NASA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2021년 UAM의 Vision Concept of Operations(ConOps)를 세상에 내놨습니다. 역시 NASA라고 할까요? UAM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를 여섯 단계로 분류해서 성숙도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까지 내놨습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무섭게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미 보잉, 에어버스 같은 항공기업은 물론 제너럴모터스(GM), 독일 다임러와 포르쉐, 일본 도요타 등 완성차업체까지 UAM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완성차 기업들이 UAM 시장에 뛰어든 것은 UAM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UAM은 사실상 비행기가 아니라 승용차와 같은 개인용 모빌리티인 셈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오는 2025년 국내 UAM 상용화를 목표로 2020년 6월 'UAM 팀코리아'를 결성해 민관협력을 주도하며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안정화를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발맞춰서 대한항공이 2020년에 UAM 교통관리 체계 마련을 위해서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민간에서는 현대자동차가 2020년 1월 CES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Smart Mobility Solution)의 일환으로 UAM 비전 콘셉트인 S-A1을 선보여 UAM이 대세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UAM S-A1.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 현대자동차
많은 국가와 기업이 UAM에 주목하는 이유는 UAM이 도로의 제약을 뛰어넘어 이동의 효율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도심 러시아워 시간에 자동차 엔진의 쉴 새 없는 공회전으로 낭비되는 에너지가 많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작은 항공기의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UAM의 동력으로 전기를 사용한다면 좁은 곳에서도 이착륙할 수 있으니 가정이나 도심 교통용으로 사용하기 적합할 것입니다. 지상에 도로를 무작정 늘릴 필요도 없으니 땅의 활용도도 높아지겠지요. 우리나라처럼 개발할 수 있는 땅이 부족한 나라에게는 정말 희소식입니다.
물론 UAM이 상용화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배터리, 자율 비행 기술, 소음 문제, 경제성, 지상 및 항공 교통 통합과 같은 기술적 과제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은 쉽게 역행할 수 없듯이 대세는 이미 UAM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UAM으로 변화할 세상과 그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일지 먼저 생각하고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