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제한하자 국내에서 디젤차를 운행하는 차량, 특히 화물차량과 더불어 구급·소방·경찰차 등 긴급차량과 청소·물류 등 사회 필수차량도 운행할 수 없게 될 뻔한 적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바로 며칠 전, 납축전지의 소재가 되는 안티모니를 중국이 수출통제 하겠다고 나서 다시 한 번 우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습니다. 납축전지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엔진 스타터 역할을 합니다. 엔진의 점화플러그에 전류를 흘려보내 엔진이 구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요. 다행히 납축전지용 안티모니의 경우 태국과 베트남에서 수입할 수 있고 한국광해광업공단도 안티모니를 80일 분량을 비축하고 있어 아직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급 불안정 상황이 계속되면 자동차 납축전지를 생산하지 못하는 차질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묶을 수도 있습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이란?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작년 8월 국회는 공급망안정화지원법 수정안을 입법했습니다. 이 수정안에 의해 기획재정부는 5조 원 규모의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조성하였고 관리를 수출입은행에 맡겼습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은 우리나라가 에너지를 비롯해 이차전지, 반도체 공정 등 제조업 주요 소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꼭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천연가스는 카타르, 석탄은 호주에서 가장 많이 수입합니다. 이차전지 전극의 주요소재인 구리는 칠레에서, 수소용기에 쓰이는 알루미늄은 인도에서, 이차전지 양극재와 각종 촉매에 사용되는 니켈은 뉴칼레도니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합니다. 자동차 촉매변환기의 산화촉매로 사용되는 팔라듐의 경우 러시아에서, 방전관에 넣으면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네온의 경우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합니다.
그래서 수입국가에서 전쟁이나 쿠데타가 발생하면 자원수급은 어떻게 되는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수출 주도 경제의 한국, 공급망안정화기금은 필수!
실제로 2년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 러시아에서 수입하던 주요 원자재 수급에 영향이 없는지 긴장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원유 수입량이 네 번째로 많았고 천연가스의 경우 다섯 번째, 석탄의 경우 두 번째로 많습니다.
또한 알루미늄은 러시아산이 다섯 번째로 많고 팔라듐의 경우 첫 번째입니다. 네온의 경우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많이 들여왔습니다.
이와 같이 해당 원자재의 수입국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그에 대비하기 위해 5조 원에 달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두 배로 늘려 지분투자나 위험성 높은 사업에 동원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22대 국회 들어 열린 첫 국회 기재위에서 수출입은행장은 수요가 있으면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안정적인 공급망 기반 위에서 지속가능한 수출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잘 운영해 우리나라가 요소수 사태 같은 일을 다시 겪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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