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을 기억하시나요?
유난히 더운 올여름,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평소 에너지를 아껴 쓰는 분들도 이번 여름에는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셨을 것 같은데요. 한반도의 대기 상층에 있는 티베트 고기압과 고온 다습한 북대평양 고기압이 만들어낸 열돔현상으로 인해 역대 최장기간 폭염 및 열대야가 한 달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이은 폭염과 열대야에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힘든 나날이죠.
2011년 가을. 우리나라에 초유의 정전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한 여름이 지나자 최대전력수요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 정부에서는 정비를 위해 발전소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9월 15일 갑자기 찾아온 늦더위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상승했고 전력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예비전력이 0이 되면 전국적으로 동시 정전이 되는 ‘블랙아웃’이 발생하게 되는데, 당시 정부에서는 예비전력이 400MW 밑으로 떨어지자 최악의 상황인 블랙아웃을 막고자 지역별로 순환하면서 정전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이뤄진 조치이다 보니 일반 국민들은 예고 없이 정전사태를 맞이하게 되었고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연일 최대전력수요를 경신한 8월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위와 열대야가 길어지며 전력수요가 급증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5일에는 역대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를 두 번이나 경신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오후 5시에 94.7GW를 기록했고, 한 시간 후인 6시에는 95.6GW를 기록하면서 연속으로 두 차례 최대수요를 경신한 것이죠. 그리고 태풍 ‘종다리’가 몰고 온 고온다습한 영향으로 8월 20일에 최대전력수요를 다시 한 번 경신했습니다.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8월 20일 (출처 : 전력거래소)
8월 13일과 8월 20일 전력수요가 급등하기 시작하자 전력거래소는 700MW 규모의 DR(Demand Response,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발동했는데요. DR은 전력거래소가 국가 전체 전력수급 상황을 고려해 전력 공급 부족이 예상될 때 기업에게 사전에 약속한 용량만큼 전력 사용을 감축을 요청하는 것으로 DR에 참여한 기업은 전력사용을 감축한 만큼 금전으로 보상받는 시스템입니다.
최대전력수요란?
그렇다면 최대전력수요란 무엇일까요? 최대전력수요는 피크수요(Peak demand)라고도 하는데요. 전력 계통에서 특정 기간 발생한 전력 수요 중 가장 높은 최대치를 의미합니다. 보통 연간 최대 수요, 일일 최대 수요, 계절별 수요 등으로 구분합니다.
전력이 최대 수요를 기록하는 시점은 기후, 계절, 요일, 인구 등에 따라 항상 달라집니다. 봄, 가을보다는 여름과 겨울에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하기 쉽고, 공업이 발달한 지역은 낮에, 서비스업이 발달한 지역은 이른 저녁 시간에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합니다.
최대전력수요가 발전소에서 공급되는 최대전력을 초과하면 정전이 발생하거나 전력 품질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고자 전력 수요를 줄이거나 최대수요와 평균수요 간의 차이를 줄이는 등 전력 관리를 하게 되죠.
발전소에서는 최대전력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공급예비력’이라고 하는 예비 전력을 남겨둡니다. 전력이 모자라면 정전이 발생하거나 전력 품질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지난 8월 20일 예비율이 8.5% 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태풍 ‘종다리’가 몰고 온 비로 날이 선선해지며 다행히 21일 부터는 전력수요가 낮아지고 예비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매년 상승하는 전력수요, 에너지 절약이 필요한 이유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기 사용량은 장기적으로 급속히 늘어 2040년쯤 최대전력이 올해보다 50%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발전과 전기차 보급 확대 등 일상 속 전기 사용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후위기로 고온다습한 여름과 추운 겨울이 매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그리고 우리 스스로의 실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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