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오른 아파트 에너지 효율, 비결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아파트는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잘 반영하는 주거형태입니다. 사생활 침해, 층간소음 등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편의성을 바탕으로 전체 주택의 62.3%(2019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때문에 이런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탄소제로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필수적인 작업이라 하겠습니다.
아파트는 종종 ‘한국의 도시는 개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수용력, 전기와 수도, 통신 등 인프라 구축의 용이함, 주거자의 편의성 등
장점이 두드러져 현대 한국인의 생활을 대표하는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 Pixabay
신축 아파트, 40년전 대비 23% 효율 높아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은 40년 전 준공한 아파트에 비해 무려 23%나 높습니다. 지속적으로 아파트에 대한 ‘에너지허가기준’이 대폭 강화된 덕분입니다. 에너지허가기준은 건축물을 건설할 때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최소한의 에너지 효율을 말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09년부터 공동주택의 에너지성능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오고 있습니다. 작년 3월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개정안(이하 개정안)’이 대표적입니다. 개정안으로 인해 2021년 7월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는 30가구 이상 신축 공동주택은 에너지성능기준을 1+등급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 합니다. 이는 2008년 대비 에너지 절감률을 60% 이상에서 63% 이상으로 3%p 강화한 것이죠.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5년까지 공동주택의 에너지효율등급을 1++등급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파트에 재생에너지 설비 더해 직접 에너지 생산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일까요? 첫 번째는 바로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건축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입니다. 실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아파트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요, 개정안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설비 항목의 최소 요구점수를 10점에서 25점으로 상향하는 등 각별히 신경 쓰는 항목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적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전용면적 84㎡ 기준 약 0.109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는 연간 약 4만 6,400톤으로 이는 약 4만 5천에 달하는 가구가 한겨울 2개월 동안 도시가스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양입니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해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방법은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Pixabay
아파트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줄여라
두 번째는 단열재 성능 향상과 기밀시공의 확산입니다. 이는 아파트 에너지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냉난방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관련 기준이 꾸준히 강화돼오면서 냉난방에 드는 에너지가 줄어들게 됐습니다.
약 35년 전 사용승인(1985~1987년)된 아파트와 최근(2015~2017년) 사용승인 된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난방사용량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의 1m2당 난방사용량은 석유로 환산했을 때 2.82kg으로, 예전의 4.97kg에 비해 41%나 줄었습니다.
스마트한 에너지 모니터링, 관리비 절감으로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기술 도입이 경쟁처럼 이뤄지고 있습니다. 각 건설사들은 고효율 LED조명 및 단열재를 적용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전력회생형 인버터 승강기를 통해 승강기 운행에 들어가는 전력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센서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바탕으로 온도제어와 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최적화시키기도 합니다.
에너지 모니터링시스템, 고효율 LED조명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많은 기술이 아파트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설명하는 ‘전력회생형 인버터 승강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인버터 승강기는
만원 상태로 하강할 때, 또는 승객이 없어서 무게 추에 의해 승강기가 상승할 때 중력에 의한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합니다. 전기차를 제동할 때 발전기를 가동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 한국전력
이러한 아파트 에너지 효율화는 탄소배출 감소와 함께 관리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최적의 선택입니다. 실제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 자료에 따르면, 김포풍무센트럴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등 최신 에너지절약 기술이 적용된 아파트 단지는 인근 아파트에 비해 약 35% 내외 수준의 관리비 절약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화는 탄소제로 기술이 이제는 경제성까지 확보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