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가치는 그대로, 자연에는 더 가깝게
K-Water 본관 그린리모델링 사례
우리가 깨끗한 물을 먹고 쓸 수 있는 건 어느 기관의 노력일까요. 1967년 ‘한국수자원개발공사’로 탄생해 우리나라 수자원을 책임져 온 ‘한국수자원공사’. K-water입니다.
우리나라 수자원을 이용하고 개발하기 위한 시설 건설과 운영관리는 물론이고 도시 상수도까지 책임지는 기관인 K-water. 2018년부터는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이관해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운영관리하는 업무까지 맡고 있습니다.
K-water는 최근 경영 트렌드인 ESG 경영원칙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물 특화 ESG 경영’ 및 지구촌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전에 있는 본사 건물을 ‘그린리모델링’한 이유도 ESG 경영 일환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K-water 옥상에 설치된 휴식 공간. 잔디와 나무 소재를 활용하여 단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 K-water
그린리모델링은 노후화로 인해서 에너지효율이 떨어진 기존건축물에 있던 단열·기밀·설비 등을 개선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통해서 에너지 성능을 향상하고 거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에도 매우 효과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위치한 K-water 본사 사옥은 94년 1단계 준공 이후, 2번에 거친 증축을 통해 98년에 완공했습니다. 대지면적 9만 6187㎡에 건축면적 4816㎡으로 지상 8층에 지하 2층짜리 건물. ‘오래된 것(OLD)을 버리고 새것(NEW)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것(OLD)에 가치를 더(+)한다’는 생각으로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건축물에 환경 친화적인 패시브 요소 와 액티브 요소을 추가했다고 합니다.
K-water는 리모델링 설계에서부터 환경에 신경을 썼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 알루미늄 프레임을 그대로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구조물의 철거를 최소화하면서 내창을 개선하고 고효율 단열 이중창으로 외창을 구성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우선 건물 벽에 외창과 내창 그리고 중공층(단열을 위해서 건축 벽체에 두는 속이 빈 공기층)으로 구성된 이중외피 구조를 도입했습니다. 특히 중공층에는 블라인드를 설치해서 여름철 냉방 부하와 겨울철 난방 부하를 낮추는 효과, 즉 냉난방에 에너지를 적게 들이는 효과도 가져왔습니다.
냉난방 부하를 낮추려면 건물 내부와 외부 사이의 열 이동을 막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외벽면 내부에 단열 성능이 높은 두꺼운 친환경 발포 우레탄을 적용하는 한편, 불이 났을 때 열 전달을 차단해 화재 확산을 막는 내화 코트를 시공했습니다. 특히 흰개미 집 원리를 적용해서 만든 내부 바람길은 사무공간에 있는 공기가 더 잘 환기되도록 바꿔줘서 근무 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여름철에는 더운 내부 공기를 아트리움을 통해서 외부로 배출하는 효과까지 가져왔습니다.
건물 가운데에 빈 공간인 아트리움을 크게 둬서 바람길을 내 온도 조절을 원활하게 했습니다.
아트리움은 천정을 통해 빛을 건물 안 곳곳으로 끌어들이는 역할도 합니다. © K-water
액티브 요소 중에서는 수자원공사답게 물을 이용한 요소가 눈에 띕니다. 물의 상태변화를 이용한 미세 물분무로 여름철 냉방부하를 낮춘 작업입니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오후가 되면 특히나 내부 온도 증가가 높았던 서쪽 외벽에 도입했습니다. 물 분무하는 시간도 5초에서 10초로 변경 적용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실제로 국토부가 K-water 본관동을 대상으로 그린리모델링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투자비(10억원)에 따른 에너지 절감 비용은 연간 7000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비 회수 기간은 대출금리 3%를 적용할 경우 19년, 무이자의 경우 1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water 사옥의 리모델링 구조도. 다양한 요소를 도입해서 낡은 건물을 친환경 건축물로 바꿔놓았습니다. © K-water
K-water는 본관동 외에도 2015년에 ‘물사랑 어린이집’도 그린리모델링을 실시해서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꼽혔습니다. 물사랑 어린이집은 단열보강과 강제환기장치 설치 등을 적용해 에너지를 22.2% 절감한 대표적인 그린리모델링 사례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시대, 물은 에너지만큼이나 큰 변화가 예고된 필수 자원입니다. K-water는 수자원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리모델링을 통해 물과 함께 에너지에 대해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우리의 생활 공간 곳곳에 심은 작은 변화가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