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화, ‘물’에서 해법 찾는다
-수냉식 GPU 출시하는 엔비디아, 바다 속 데이터센터 설치하는 MS -
오늘날 우리는 컴퓨팅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아침 기상과 함께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직장에서는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클릭 몇 번으로 구매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작업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각 기업들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통신장비와 함께 스토리지, 냉각장치 등의 장비를 24시간 운영하고 있기에 어마어마한 전력을 사용하는 시설이죠. 국내 전력 소모량 중 무려 2% 가량이 데이터 센터에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팅 시대의 핵심이자, 수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시설입니다. 최근 물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 Pixabay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에너지 사용량도 급증하니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탄소중립에도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감축목표의 약 50% 정도를 에너지효율을 높임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물로 발열 잡는 ‘수냉식’ GPU 출시한 엔비디아
GPU 설계로 유명한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물’을 제시했습니다. 발열을 잡기 위해 물을 활용하는 이른바 ‘수냉식’ GPU 제품군 출시를 발표한 것입니다.
엔비디아에서 출시하는 수냉식 GPU가 데이터센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누수 문제를 극복하고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엔비디아
기존 컴퓨터는 팬을 통해 냉각하는 이른바 ‘공냉식’ 방식으로 작동됩니다. 이는 누수 우려가 있는 수냉식에 비해 안정성이 높으나, 점차 심각해지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죠.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량이 그렇게 많은 이유 역시 냉난방을 통해 전반적인 온도를 맞춰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GPU를 수냉식으로 설계하면 데이터센터 전체에 대한 냉난방 부담이 줄어듭니다. 공기로 식히는 것이 아니므로 기온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냉 솔루션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거대한 데이터센터 건물 전체를 냉방하지 않아도 되니 에너지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지요.
데이터센터, 아예 바다 속에? MS의 파격적 시도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보다 파격적인 방법으로 발열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바로 아예 바다 속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나틱(Natick) 프로젝트’입니다. MS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스코틀랜드 인근 바다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테스트했습니다. MS는 고장률을 1/8까지 낮추는 등 ‘바다 속 데이터센터’의 효용성을 충분히 증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상용 해저 데이터센터 운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를 아예 바다 속에 설치하는 파격적 해결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나틱 프로젝트’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특히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틱 프로젝트가 청정에너지를 사용해서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유럽해양에너지센터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약 12미터 길이의 해저 데이터센터 ‘나틱 노던아일’에 2년간 차질 없이 전력을 공급했습니다.
앞으로도 인류 활동 상당수는 디지털을 통해 이뤄지며, 이를 감당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 역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우리 정부도 디지털 시대를 맞아 국가 정책 차원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70%를 구성하고,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