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장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에너지효율
- 광명시 시립철산어린이집 리모델링 사례 -
광명시립철산어린이집 전경. © 한국토지주택공사
세계는 에너지 사용에 의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에너지원을 저탄소나 무탄소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에너지를 덜 쓰는 것도 중요하지요. 그러나 에너지를 적게 쓴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습관을 바꿔야 하니까요. 그래서 에너지와 환경 이슈는 현장에서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학교와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많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육현장 곳곳에 적용되는 에너지효율 향상 조치들은 운영비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일상 속 에너지 교육의 역할 또한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또는 학교에서 쾌적하게 지내는 데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한지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리모델링 전(좌)와 후의 철산어린이집 © 광명시
어린이 교육시설의 ‘그린리모델링(green remodeling)’은 그래서 다른 건물의 그린리모델링보다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린리모델링이란 오래된 건축물을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낮춰서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환경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추진하는 정책사업이에요.
광명시 ‘시립철산어린이집’은 그린리모델링으로 에너지효율 교육의 장으로 변모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철산어린이집은 2020년 정부 지원을 받아서 그린리모델링을 진행했는데요, 이 어린이집은 1999년 개원한 20년이 조금 넘은 건축물이에요.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에너지효율 기준이 낮던 시기의 건축물이라 냉난방에 문제가 있었지요. 이 건물에 단열시공을 중심으로 한 리모델링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기존 건물의 에너지효율이 워낙 낮아서 뼈대만 남기고 벽체를 완전히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해요.
리모델링을 마친 시립철산어린이집의 입구. 함께 들어가보죠! © 한국토지주택공사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겉모습도 많이 바뀌었지만, 무엇보다 실내 환경의 변화가 큽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하나하나 확인해볼까요?
창문으로 내다본 바깥 풍경. 두터운 외벽이 보입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우선, 건물의 벽과 창호의 단열성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단열재를 벽 외부에 붙이는 ‘외단열시스템’을 적용해서 단열 성능을 높였어요. 건물 벽에 두꺼운 외장재를 부착해서 벽으로 빠져나가는 열을 차단한 것이지요. 덕분에 외관도 훨씬 세련되게 변신했답니다.
리모델링에 적용된 창호. 유리 사이에 빈 공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빈 공간을
아르곤과 같은 불활성기체로 채우면 열전도율이 낮아져서 단열에 유리하지요. © 한국토지주택공사
특히 실내 공간에 볕이 잘 들게 하면서도 열은 빠져나가지 않도록 창호를 모두 복층유리로 교체했지요. 복층유리는 두 장의 접합 유리 사이에 공기층을 두고, 판유리 한쪽 면에 은을 코팅해서 단열 효과를 극대화한 제품입니다. 유리 사이의 공기층에는 단열성능을 더 높이기 위해 열전도율이 낮은 아르곤 가스를 넣었지요.
실내등은 모두 LED로 교체했습니다. LED 등은 요즘은 거의 표준처럼 자리잡았지요. © 한국토지주택공사
냉난방 기기도 에너지효율이 높은 것으로 교체했습니다. 난방과 급탕열원으로 사용했던 가스보일러를 콘덴싱 가스보일러로 바꿔서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한편, 조명기기도 기존 형광등에서 고효율 LED 조명기기로 바꿨죠.
천장에 설치된 ‘전열교환 환기장치’. 이 장치를 통해 외부와 내부 환기가 이루어지는
한편, 겨울에는 붉은색 환기구를 통해 따뜻해진 공기가, 여름에는 파란색 환기구를
통해 시원해진 공기가 들어옵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여기에 더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공기순환에도 신경썼어요. 천장에 고효율 전열교환 환기장치를 달아서 실내 열을 보존하면서도 환기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했지요.
비좁은 도심에 자리잡은 탓에 철산어린이집은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을 옥상에도
마련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해서 아이들에게는 시원한 그늘을,
어린이집에는 에너지를 선사하지요. © 한국토지주택공사
옥상 공간의 변신도 돋보입니다. 철산어린이집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는데요, 여기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어요. 정격출력 420W를 내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어린이집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일부를 충당하고 있지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이 설치되어 에너지 소비량을 한눈에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이렇게 개선된 어린이집의 에너지 관리 체계는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되어 한눈에 상태를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에너지 관리가 간편하진 것은 물론, 전기가 어떻게 얼마나 만들어져서 사용되는지 생생하게 알려주는 학습 자료가 되기도 하지요.
철산어린이집은 리모델링 후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았습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이러한 시공의 결과 공사 전과 비교해서 1차 에너지소요량과 냉난방비가 각각 88%, 78%나 줄었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연간 520만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하는데, 실제로 2020년 1월과 비교해서 2021년 1월 가스요금이 약 40만 원가량 감소했어요.
교실 환경의 변화는 교실에서 생활하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가장 먼저 느꼈을 겁니다. 예전보다 훨씬 따뜻하고 시원한 공간으로 말이죠. 게다가 절감한 에너지 비용은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복지로 전환한다고 하니, 그린리모델링이 곧 에너지효율 교육이 된 셈이죠. 전국 곳곳에 있는 교육시설도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면, 교육시설의 에너지 비용도 절약하고, 생생한 에너지 교육도 하고, 일석이조 아닐까요?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에게는 도심의 거대한 랜드마크가 친환경 건물이 되는 것보다 훨씬 유용하고 피부에 와닿는 일일 테고 말이죠.